한방칼럼 - 녹용, 제대로 알고 먹자

person 동흥한의원 신지섭 원장
schedule 송고 : 2010-12-21 17:29

Q: 오늘은 “녹용, 알고먹자” 라는 주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A: 녹용은 알고 먹어야 겠다는 것이 오늘 주제인데요. 녹용은 아무나 먹는 보약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비싼 녹용을 어디서 구해먹든 선물하든 한의원에서 정식으로 지어 먹든지간에 많은 경우에 그 값어치 만한 효력을 보지 못하는 수가 비일비재합니다.

그래도 먹었으니 어디엔가 언젠가 도움이 되겠지 하면서 한약은 으레 효력이 늦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요. 한약 중에서 녹용은 특히 효력이 굉장히 빠른 약입니다.. 녹용은 최상의 영양제에 속하기 때문에 다른 보약이나 알부민으로 효력이 없는 노인들도 녹용을 잘 사용하여 처방을 내면 당장 아침에 일어나기가 가볍다고 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주 허약한 사람은 인삼 당귀 녹용 (삼귀룡탕)을 한두돈씩 해서 두어첩만 먹어도 훨씬 기운을 차립니다.

Q: 녹용은 사슴 뿔로 알고 있는데요. 고가이고요. 녹용이 그렇게 좋은 약입니까?

A: 녹용은 영양제 인데요. 동물의 머리는 뇌가 있는 자리인데요. 여기서 난 뿔은 가장 완벽한 영양을 바탕으로 합니다. 더구나 사슴의 뿔은 소, 염소, 코뿔소 처럼 뼈같은 뿔이 아니라 항상 각질화 되지 않은 채 골수가 충만한 보드라운 뿔을 갖고 있으면서 매년 각질화 될만하면 떨어지고(떨어진 뿔을 녹각이라고 하는데요) 다시 새 뿔이 자랍니다.

그러므로 골격의 성장이 더딘 소아나 하혈, 몽정, 정력감퇴, 요실금, 야뇨 같은 비뇨생식계통 질환이 있는 허약자나 수척한 노인이나 산후보혈에 적격인 것입니다. 그런데도 효력이 나지 않는다면 이는 당연히 영양이 부족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배가 나올 정도로 체격이 좋은 사람이 녹용을 먹었다고 정력이 더 나아질까요? 오히려 피가 더 탁해져서 살이 더 찔까 걱정이죠.

Q: 영양이 부족하지 않는 사람한테는 녹용이 오히려 해가 될 수 도 있군요. 또 녹용을 조심해서 써야 될 분들은 어떤 분들이 있을까요?

A: 녹용은 위장약이 아닌데요. 동물성 약재이므로 어느 정도 소화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허약한 사람이라 해도 위장이 약하다면 소화 기능을 돋우는 약을 먼저 선택해야지, 좋다고 맘 먹었다가 녹용이 소화에 부담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밥에도 잘 체하는 사람이 곰국, 개소주, 흑염소 중탕을 그저 좋은 줄로만 알고 먹다가 위장이 탈나서 입원한 예도 더러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비싼 녹용에 너무 욕심내지 맙시다.

Q: 항간에는 녹용에 대한 오해도 좀 있는 것 같은데요. 살이 찐다느니, 머리가 둔해 진다느니 하는 것들이죠?

A: 살이 찐다던지 머리가 둔해 진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입맛이 좋아져도 절도 있게 먹어야지 과식한다면 비만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우울증과 욕구 불만으로 식욕항진이 되는 수도 많은데요. 이래 놓고 애꿎은 녹용 탓만 하는데요.

머리가 둔해진다는 말도 사실은 아닙니다. 식탐이 많아 살찌고 몸이 둔한 사람은 정신도 게을러 진다는 것이지, 녹용은 신경이 약한 사람의 정신력을 오히려 도와주니 건망증도 고치고 머리를 더 좋아지게 하는 것이다. 청소년기에 먹으면 이성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해 진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이도 신경이 약한 청소년은 자신감이 약해서 오히려 주의산만해지기 쉬운 반면에 심신이 건강한 청소년은 꿋꿋하게 자기 생활을 조절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찌개백반” 이라는 말처럼 보통의 음식을 편식 않고 먹어서 잘만 소화 흡수 시키면 얼마든지 피도 ,정액도, 호르몬도 만드는게 우리의 몸인데요. 그러므로 보혈을 해야겠다 정력을 도와야 겠다고 해서 녹용을 굳이 들먹일 필요는 없는것 같네요.

* 한방칼럼은 동흥한의원의 신지섭 원장님이 연재합니다. 동흥한의원 054-859-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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