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문화지도 - 식품도 대량생산품으로 만들어라
<뉴욕타임스>마이클 폴런 기자는 "우리 음식은 지난 1,000년보다 지난 30년 동안 더 많이 변했습니다. 우리네 할머니들은 지금 우리가 먹는 음식 대부분을 알지 못할 것이며 필요 없다고 생각할 겁니다."라고 했다. 그의 말이 맞다. 우리 조상들은 형광생을 띤 마시는 요구르트와 자동차 음료수 홀더에 잘 고정할 수 있도록 '쉐이커'에 담은 샐러드를 보며 어리둥절해할 것이다.
1960년에는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의 대부분을 음식을 만드는 데 썼다. 미국 가정은 식생활에 매일 평균 15달러를 썼고, 식탁에 둘러 앉아서 식사하는 데 130분을 보냈다. 음식은 신선한 식료품을 재료로 썼으며, 직접 요리해서 먹었다.
오늘날에는 음식을 준비하는 시간이 50% 이상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음식의 형태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 소비자는 "예전에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그 맛"이라고 적힌 봉투를 뜯어서 거의 다 조리된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5분 동안 돌려서 먹기만 하면 된다. 미국에서 전자레인지는 필수품이다. 원래 군사목적으로 개발한 이 전자기기를 보유한 가정은 1978년만 해도 전체 가정의 8%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20년이 지나자 이 수치는 거의 100%로 껑충 뛰었다.
전자레인지가 보급되자 우리 식생활에 일대 변화가 생겼다. 식품이 대량생산되는 산업화에 길에 접어든 것이다. 1972년에는 식료품을 구입하면 구입 가격의 절반 정도가 생산자인 농민에게 돌아갔다. 오늘날에는 이 비율이 20%로 줄어들었다.
"우리가 집에서 먹는 식품 가격은 대부분 농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비용으로 이루어진다. 그 비용은 슈퍼마켓 유통 및 판매비, 공장 및 식품회사의 생산인건비다." 공장에서 이름조차 모르는 재료를 듬뿍 넣어 '어머니의 비법으로 만든 옛 맛'을 재현했다고 선전하는 마케팅비용도 잊지 말아야겠다.
현재 미국의 식품산업은 거대기업과 정치계가 좇는 어마어마한 돈벌이다. 이런 상황을 만든 주역은 전직 미국 대통령이다.
도서 [독소] 中 P149~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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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마찬가지죠? 그저 시간만 조금 다를 뿐 우리나라도 미국과 같은 길을 걷고 있네요.
제가 전자레인지를 처음 사용(?)한 것이 친구 집에 중학교때 놀러갔더니 친구가 계란후라이를 해준다면 자기그릇에 계란을 깨뜨려 넣고, 소금을 약간 뿌린뒤 랩을 쌓아 어느 기계에 넣고 타이머를 돌리더라구요. 그게 제가 전자레인지를 처음 본 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편리한 전자기기가 있을 수 있다니 놀라며 친구에게 부러움의 눈빛을 보냈었죠. 저희 집에도 장모님이 쓰시던 20년은 족히 된 중고 전자레인지로 데우기 기능만 사용하고는 있지만 이 책에서처럼 식품산업과 식생활을 변화하게 만든 중요한 계기였다는 것에 대해서 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저 일상적인 전자레인지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는데, 더듬어 보니 마트에서 즉석편의식품류의 제품들이 레인지용으로 출시된 것이 아주 많이 있었습니다. 발달이라고 해야 할 지, 변화라고해야 할 지 잘 판단이 서지 않지만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젠 전기오븐도 보편화되어 가고 있는 것을 보면 도구의 발달이 생활을 바꾸는 촉매제가 되는 건가요?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적 문화분석에서 식생활에 대하여 날 것과 익힌 것의 발전적 형태가 발효한 것이라는 얘기가 갑자기 떠오릅니다. 생뚱맞게 ㅎㅎㅎ
*이종근님은 도시락 전문 업체인 풍등연(http://www.풍등연.co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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