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문화지도 - 햄버거의 유래와 패스트푸드의 제국

패스트푸드의 제국
인상깊은 구절
같이 읽으면 좋은 책
- 맛있는 햄버거의 무서운 이야기 - 에릭 슐로서|찰스 윌슨 지음 |노순옥 옮김
- 햄버거 이야기 - 조시 오저스키 지음 |김원옥 옮김
일상 속의 햄버거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우는 아이에게 햄버거 사준다고 하면 울음을 딱 그치기도 하고, 3000원으로 맛있는 햄버거 세트를 먹기위해 햄버거 매장앞의 길게 늘어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광경은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가끔 햄버거 생각이 날 때는 버거킹으로 향하지요. 개인적으로는 맥도날드보다 버거킹 햄버거가 더 씹히는 맛이나 야채의 신선도가 좋습니다. 제 기억에는 버거킹, 맥도날드 햄버거보다 먼저 접한 것이 명동에 있던 아메리카나와 훼미리였습니다. 초등학교를 서울 한 복판에 있는 곳을 나와서 등하교길에서 자주 보게 되고, 먹어도 보게 된 것이지요. 그 무렵 켄터키치킨 가게도 명동 퍼시픽 호텔 앞에 3~4곳이 있었는데, 저녁마다 자리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어느 인류학 박사의 햄버거에 관련한 논문에 대한 이해도 빨랐던 것이 제가 명동과 쉽게 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대한민국 서울의 명동은 지금도 그랬겠지만 최고의 명소잖아요.
제 기억을 다시 떠올리면 명동의 아메리카나가 제일 먼저 생겼고, 롯데호텔의 롯데리아, 그리고 명동의 훼미리라는 햄버거 체인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수년 후에 맥도날드가 압구정동에 1호점을 내기 전까지는 이곳들이 한국 햄버거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맥도날드가 얼마나 큰 위력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메리카나, 훼미리는 몇 년 후에 문을 닫았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했지만 그 어린 시절 그걸 알리는 만무하지요.
그로부터 20여년이 흐른 후에 저는 한 권이 책을 사게 되었습니다. 먹거리에 대한 안전성과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생기면서 였는데 그 책이 바로 패스트푸드의 제국이었습니다.
독일식 함부르크스테이크에서 그 유래를 찾는 햄버거는 잘게 다진 쇠고기를 둥글게 구워먹었는데, 상류층에게 별미음식으로 각광 받았었다고 합니다. 독일에서 미국 신대륙으로 이민 온 사람들이 이 함부르크스테이크를 소개했다고 하니 햄버거의 역사를 통해 유럽과 미국의 역사도 미시적으로 들춰볼 수 있겠네요.
미국 신대륙에서 금을 찾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몰려든 수많은 사람들이 금을 찾는 것이 우선이지 먹는 것을 격식을 갖추는게 우선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래서 함부르크스테이크는 그들에게 너무도 고마운 간편식이었겠지요. 이것을 어느 요리사에 의해서 빵에 끼워 먹는 지금의 햄버거 형태로 변화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햄버거가 발전한 것은 미국의 자동차와 관련이 깊다고 합니다. GM이 자동차를 많이 만들어 팔기 위해서는 고속으로 달리는 도로가 필요했고, 정부와의 로비가 성공하며 전차가 길에서 없어지도록 하면서 말을 타고 금을 캐던 사람들에게 자동차가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도로가 많이 생기고 자동차 보급이 늘면서 차 속에서 주문하고 샌드위치나 햄버거, 음료를 받는 드라이브 인 시스템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이때 맥도날드 형제가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됩니다. 요리사의 잦은 이직과 웨이트리스의 관리문제로 골치를 앓던 이 형제는 1948년 새로운 방식으로 음식을 조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메뉴도 간소화하고 칼과 수저, 포크를 사용하는 음식은 만들지 않았지요. 햄버거와 치즈버거를 종이 접시와 종이컵, 종이상자로 대체했고, 만드는 과정도 종업원들이 각기 조리의 특정 부분만을 맡도록 바꾸었습니다. 공장의 조립라인이 음식에도 적용되는 첫 순간이었습니다. 그 당시 유행했던 포드시스템과 테일러시스템의 환상적 조화라고 할 수 있겠지요.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찰리채플린의 영화 모던타임스를 보시면 확실히 이해가 되실 겁니다. 사람 중심이 아닌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체계나 사람의 기계의 일원이 되는 생산체계에 대한 많은 비판을 통해 그것을 개선하는 노력들이 있어왔지요. 그러나 지금의 햄버거 매장은 그때와 사람과 년도만 틀려졌을 뿐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한국에서도 햄버거 매장에서 일하는 10대들의 노동임금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었거든요.
이렇게 맥도날드 형제의 획기적인 햄버거 생산체계는 그들에게 엄청난 부를 가져다 주게 됩니다. 그런데, 이 형제는 너무 돈을 많이 벌어서인지 밀크 쉐이크 판매업자인 레이크록에게 프랜차이즈 판매권을 넘기게 됩니다. 이로써 세계적인 맥도날드 프랜차이즈가 탄생하게 된 것이죠.
이 책은 햄버거의 역사보다는 1930~40년대의 미국의 사회상을 시작으로 프랜차이즈의 태동부터 소비자의 알권리를 파헤쳐 갑니다.
패스트푸드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성공의 비밀을 통해 미국적 방식의 프랜차이즈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고, 햄버거 패티에 들어가는 축산업 현실을 무시무시하게 고발할 뿐더러 패스트푸드의 세계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2007년도에 나온 그의 책 맛있는 햄버거의 무서운 이야기에서는 이 책보다 더 쉽게 풀어냈더군요.
저희 8월 14일 메뉴에 햄버거 세트를 정했습니다. 코스트코 햄버거 패티가 좋은 품질이지만 직접 수제 햄버거 패티를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 햄버거 체인점의 패티가 소고기의 어느 부분인지 알 수 없다는 문제를 저희는 호주산 쇠고기 목심, 양지를 이용해 패티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때 제조과정을 블로그에 공개하겠습니다. *이종근님은 도시락 전문 업체인 풍등연(http://www.풍등연.co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주소(http://blog.naver.com/ljk7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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