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 신화와 지구온난화 퍼레이드
신화와 지구 온난화를 주제로 거리연극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외 연극인들이 청송 나무닭움직임연구소에서 거주 작업을 하여 공연예술캠프 진행, 거대인형과 장다리, 탈 등을 활용한 퍼레이드와 거리연극 진행되었다.
1년 전 물을 주제로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사람들이 다시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이번에는 좀 더 포괄적인 것을 주제로 해보자는 의견이 있어 생겨난 것이 지난 15일(일)에 펼쳐진 퍼레이드 ‘신화와 지구온난화 퍼포먼스’이다.
이날 공연에 참가한 인원은 약 100여명으로 미국, 이탈리아, 홍콩 등지에서 초청된 배우들 4명과 장소익 예술감독과 임은혜 작가, 그리고 카톨릭상지대 유아교육과 학생들과 경기도 남양주, 청송 현서면, 영양군의 어린이들이 참여했다. 청송 군청에서 출발하여 청송 시내 일대에서 거리 퍼레이드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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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2시 쯤 청송 송생리에 위치한 나무닭움직임연구소에 도착하였다. 역시 청송의 하늘도 조만간 비가 내릴것처럼 꺼뭇꺼뭇했다. 비가 와도 공연은 진행되냐는 질문에 비가 오면 취소가 된단다. 사람들이 여기저기 분주하게 준비를 시작했다.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사람들은 준비를 멈추지 않았다. 다행으로 퍼포먼스 시작점인 청송군청에 도착했을 때 비는 오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아이들은 자신의 장다리를 가져와 신고 의상을 입고 원래 제 발인냥 걸어다니기 시작했다.
한쪽에서는 하회별신굿 탈의 모습을 한 인형들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이 제법 귀여웠다.
퍼레이드 맨 앞에 위치한 붉은 거대인형은 그 모습이나 크기에서부터 약간을 위협적인 느낌이 들었다. 이 붉은 거대인형. 자세히 보면 지네의 형상이다. 청송 주왕산 절골에 얽힌 전설에 등장한다고 한다.
전설에 대해 알아보자면 청송 거대리 동쪽 골짜기에 오래된 절이 한 채가 있었는데 한 선비가 과거 공부를 하려고 명산대찰을 찾아다니던 중 절골에서 하룻밤 묵기로 했다. 어느 큰 기와집 앞에 이르러 주인을 찾으니 소복을 입은 어여쁜 처자가 있더라. 하룻밤 신세를 질 수 있겠냐 물으니 처자는 거절하며 사연을 말한다. 매년 오늘밤 요상한 괴물이 나타나 집안 식구를 한사람한사람씩 물고 가더니 이제는 자기 혼자 남았다는 것이다. 이에 선비는 사건을 규명하려 방에 혼자 기다렸다. 이윽고 한밤중이 되자 이상한 소리가 나더니 번들거리는 큰 괴물이 지붕위에서 밑을 내려다보며 혀를 날름거리고 내려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에 선비는 대적하여 칼로 그 괴물을 힘껏 내리치니 도망치기 시작하고 선비는 괴물의 목에 명주실을 걸었더라. 날이 밝고 명주실을 따라가보니 동굴이 나오고. 선비가 동굴입구를 막고 불을 지피니 뜨거운 불에 못견뎌 괴성을 지르며 불이 붙은 채 천둥소리와 함께 검게 그을린 큰 지네가 한 마리 나오더라. 선비는 이를 해치우고 어여쁜 처자와 백년가약을 맺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지네는 이번 퍼레이드에서는 지구온난화에 분노하는 파괴의 신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리고 퍼레이드 맨 마지막에는 양팔을 넓게 벌린 각시탈의 모습을 한 거대인형이 등장하는데 이는 모든 것을 포용하는 대지의 여신을 형상화 한 것이라고 한다. 부드러운 인상과 하늘하늘한 의상덕인지 모든 것을 감싸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등장하는 구름과 물고기 무리는 물, 즉 강과 물고기를 나타내며 자연을 상징한다. 다음에 등장하는 새 무리는 청송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새를 형상화 한것이라고 한다.
퍼포먼스는 가능한 한 연례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왜 다 고개를 숙였냐구요? 이거, 함께 한 바람님의 제안으로 즉석에서 만들어진 퍼포먼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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