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 my life - 군대이야기

person 김영호 객원기자
schedule 송고 : 2010-08-02 10:23

며칠 전 다시 꿈을 꾸었다. 스트레스가 오면 자연스럽게 오는 꿈이다.
고향 뒷산 너머로 전투기떼들이  굉음을 쏟으며 사라져 갔다. 북쪽으로...
잠시후 누군가 와서 전쟁이 났으니 부대로 복귀 하란다. 사람들은 이미 피난 준비로 부산하다.
나는 마음이 조금 무거웠으나 당연히 복귀해서 총을 쏘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대에 도착했을 때는 나의 고참 진후민(가명)해병도 와있다. " 18 놈아 와 인제 오노."
가슴이 두근두근한다. 전쟁 소집 보다 무서운 선배란 괴물이 결국은 잠을 깨운다. 

 

진후민해병 (바로 위 사진 가운데)은 해병의장대를 들어 갔으나 이건 해병대 생활이 아니라고 그래 고생을 해보겠다고 보병으로 보내달라고 떼를 써서 만나게 된 선배다. 나이야 내가 한 살 많았지만 내보다 한달 보름 먼저 입대한 인연으로(해병대에서 보름은 태권도 100단 차이다) 잊을만 하면 전화한다.

 " 마 18놈아 잘있나. 선배가 부르면.... 기합 빠지는 소리 들린다" 

진후민해병은 정말 해병대를 사랑했다. 아직도 회사에 군복(얼룩무늬)을 입고 빤스는 물론 위장빤스만 고집한다.
넌링구도 ...  그리고 회사안에서 교통정리를 한다. 호각을 빽빽불며 눈에 힘주고
악연은 쉽게 고리를 끊을 수 없는 법.
진후민이 어느날 자기네 회사 기숙사에 있는 객지 친구를 만나로 갔다가(하필 그 많은 사람중에  고향 불알 친구였던 현석주(가명)와 친하게 되었단다). 끊어질 뻔 했던 악연이 더욱 튼튼하게 된 사건이 벌어졌다.

하여간 진해병은 심심 하던차 앨범을 보다가 중학교 때 나를 발견하고는 육감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마 우리 군대 쫄다구 닮았네"

그리하여 그날밤 12시가 다 되어 술이 잔뜩 오른 보리문둥이가 전화를 타고 나타나 소리를 질렀다

"18놈아 니 중학교 때 사진 보고 있다...."

그리하여 군에서  빠이빠이를 한지  15년 만에 다시 지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었다.
어느해 여름 내가 다니던 회사에 찾아와 회사 마당에 텐트를 치고 자기 부인과 아이들을 훈련시키며 하룻밤을 야영하고 울산으로 내려갔다.
아마도 지금 떠나온 경치좋았었던 회사 마당에 텐트를 치고 잘 인간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래도 다시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 가끔 진해병의 목소리가 가끔 듣고 접다.
그리고 사실 그가 나를 얼마나 좋아했는지도 잘알고 있다.
내가 필경 Masochist는 아니지만 박력이 부서지는 그 목소리가 나를 두근거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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