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의 문화산책 - 용상안동병원 주변의 시간여행...

person 도연
schedule 송고 : 2010-07-21 16:21

날씨가 정말 덥다.

장마에 비는 내리지 않고 습도만 잔뜩 올려놓아서 불쾌지수가  연일 신기록이다.

이러다 병이라도 나면 하는 기우에 몸서리 쳐 진다.

아프면 달려가던 곳...

병원 근처에는 절대로 안오리라 맘 먹었지만

갑자기 회색도시와 같은  용상안동병원 주변을 카메라에 담아 두고 싶었다.

수 많은 사람들의 기쁨, 슬픔,  애환을 몇장의 사진에나마 묻어 두고 싶었다.

경북 북부지방에서 제일 큰 규모를 자랑하던 안동병원이 수상동으로 이사를 가버리고  

이제 용상안동병원이 노인 전문병원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용상안동병원은  장례식장으로 내 기억에 각인되었다.

내 장인과 장모를 하늘나라로 보내 드렸고, 수많은 지인들의 슬픔과 함께

그렇게 용상안동병원은 삶을 마감하는 이들의 마지막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지금도 쓸쓸히 병상에서 병마에 고통받는 많은 노인들의 쾌유를 진심으로 기도 드린다.

한때 수많은 환자, 보호자, 유가족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식당도 떠나고,

수 많은 사연들이 낡은 다방 간판에 추억으로 묻어둔 채 그렇게 회색시간이 흘러간다.

아픈 사람들이 원했던게 진정 약 이었을까!

주변에는 약국도 자취를 감춰 버렸다.

이제는 용상안동병원의 주변 상가들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듯 쓸쓸함이 밀려온다.

급전을 빌린들 무슨 수가 나겠는가!

국수는 밀가루로 만들고

국시는 밀가리로 만들어  맛은 본시  국시가 으뜸인데...

불 꺼진 장례식장이 고마운지 반가운지....

오늘도 저 멀리 새안동병원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 쉬어본다.

새 병원에 갔다가 이곳에 오면서 나보다  더 긴 한숨을 몰아 쉴  많은 환자, 보호자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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