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6일, 이번 일본 방문의 가장 큰 목적인 시라카와고 방문이 있는 날. 마을 주민들은 출발 시간보다 훨씬도 일찍 정장차림으로 로비에서 기다리고 계셨어요. 실은 이번 출장에서 가장 놀랐던 일은 이런 마을주민들의 모습인데요. 일본에서는 한국사람의 이미지중에 하나가 바로 '시간을 잘 안 지킨다'라는 거죠. ‘korean time’이라는 말 아시죠? 한국 사람들도 들은 적이 있을거라 생각하는데요. 저도 한국생활 8년째 생활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약속시간에서 30분, 1시간 정도 기다리는 건 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그러나 하회마
2008-04-29
게이코의 좌충우돌 한국생활 (29건)
>> 히다 타카야마 잠시동안 글을 못했는데 그동안 일본에 3박4일 출장을 갔다 왔어요. 이번 출장은 일본에 있으면서 저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세계문화유산 시라카와고였습니다. 특히 하회마을 주민들과 함께했는데요. 목적은 일본 시라카와고 주민 간의 민간교류, 그리고 하회마을 보존과 발전을 위한 것이었어요. 저도 시라카와고는 처음이라 많은 기대를 하고 가게 됐죠. 이번에는 공부하는 마음으로 다녀온 일본의 시라카와 출장 얘기를 쓸까 해요. 저도 일본인이지만 방문계획이 나올 때까지는 이 마을에 대해서 잘 몰랐었어요. 그래서 방문 직전에 시
2008-04-14
지지난주에 안동 낙동강 변에서 대보름 행사가 열렸었다. 나도 그 행사를 보러 강변에 갔는데 다행히 날씨도 좋고 참 아름다운 밤이었다. 애들이 소원도 쓰고 웃으면서 즐기는 모습은 참 귀엽고 보기 좋았다. 그런 모습을 보니까 왠지 내가 어렸을 때 생각이 많이 났어요. 일본에서도 달집태우기를 해요. 이 전통행사 이름은 지방마다 좀 틀리기는 하지만 '돈도야키(どんどやき)' 혹은 '돈도'라고 하는데, 달집을 만드는 과정도 그 형태도 한국과 너무 닮았다. 일본에선 돈도야키를 1월15일에 하는데, 1월1일을 오오쇼가츠(大正月)라고 부르고 1월
2008-03-04
2월14일, 사무실에 출근하니까 제 책상 위에 초코렛이... 그걸 보니까 오늘이 ‘발렌타인데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직원에게도 아버지에게도 못 줘버렸어요. 일본은 초코렛 소비양의 4분의 1이 발렌타인데이에 소비된다는데, 나도 예전에는 갯수로 따지면 평균 5개 이상 준 것 같아요. 물론 친구나 아버지에게죠. 일본에서는 설이 끝나면 완전히 발렌타인데이 일색이 되서 '발렌타인 상쟁(商?)이 시작하죠. 어느 슈퍼, 백화점에 가도 초코렛을 선물과 함께 푸른색, 빨간색 색종이로 예쁘게 포장해서 팔아요. 잡지와
2008-02-20
2월3일, 입춘 전날 일본에서는 ‘세츠분(節分)’행사가 열렸어요. NHK를 봐도 연예인들이나 스포츠선수들이 콩을 던지고 있는 장면이 계속 나왔고 옛날 생각이 나더라구요. '세츠분'행사는 706년에 처음으로 일본에서 실시된 정통행사인데, 원래는 중국에서 시작한 사기를 쫓는 행사였다고 해요. '세츠분'이라고 하면 원래는 각 계절이 시작하는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의 전날을 말했었는데 ‘立春正月'라고 하는 뜻이 입춘을 1년의 시작이며 가장 중요한 날이라고 생각해서 요즘은 세츠분이 바로 입춘 전날을 말하죠. 입춘을 신년의 첫날이라고 생각
2008-02-05
12월말에 안동을 떠나 고향인 쿠마모토에 설날을 지내러 갔다왔어요. 오랜 만에 가족들을 만나고 설날을 지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일본의 설날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자 해요. 일본에서는 설날에 도시가미(?神)를 집에 모시고 신과 함께 축하하는 날이라고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한테 들었어요. 도시가미는 연초에 와서 오곡풍양과 가족의 건강을 약속해주는 신이라고 해요. 설날에 집 앞에 장식하는 소나무로 만든 장식품(門松)이나 금줄장식(注連?), 그리고 설날용 찰떡(鏡?)은 도시가미를 환영하기 위한 준비물이에요. 옛날에는
2008-01-15
이번주에는 지난 12월 8일 한국에서 처음으로 경험한 ‘김장’체험에 대해서 쓰려고 한다. 일본에 츠케모노(漬物-단무지)가 있듯이 한국에는 김치가 있는데, 한국에 온지 7년 동안 김치를 담그는 모습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국에 와서 얼마 동안은 김치의 매운 맛과 냄새 때문에 전혀 먹질 못했고 익숙해지기 까지는 2년 이상 걸렸었다. 그랬던 내가 이번에 안동 다례원에서 김장체험을 실시한다는 걸 듣고, 그래도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한번 정도는 봐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사무실 직원들과 함께 보러 가게 된 것이다. 체험 장소
2007-12-20
이번에 두 번째로 올리게 된 ‘일본 친구 게이코의 좌충우돌 한국생활’. 첫 번째에 이어 오늘은 두 번째 이야기로 안동에서 시작하게 된 게이코의 생활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2003년 9월5일, 새로운 안동에서의 생활을 위해 나는 안동으로 이사했다. 서울에서 안동으로 오는 내내 앞으로 나에게 펼쳐질 안동에서의 생활에 대한 기대와 걱정으로 가득했다. 버스터미널에는 안동시청 총무과 직원들이 마중을 나오셨고 짐은 택배로 보내기로 했기 때문에 별로 없었지만 긴장된 내 마음만큼이나 작은 가방이 아주 무겁게 느껴졌다. 앞으로 내가 살게 될 아
2007-12-04
나는 안동시청 외국인 공무원으로 현재 재단법인 축제관광조직위원회에서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이다. 사람들은 흔히들 나를 그냥 게이코라고 부르지만 내 이름은 ‘오가타 게이코’이다. 일본 사람들은 나를 ‘오가타 (상)’이라고 부르지만 한국에서는 다들 ‘게이코’, ‘게이꼬’ 혹은 한자 표기를 보고 ‘혜자’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다. 일본에서는 친구나 가족들만 부르는 호칭을 여기서는 모든 사람들한테 듣다 보니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숲의 도시라 불리는 내 고향 구마모토를 떠나 한국에 온지 7년, 유학했던 서울의 한국외대를 떠나
2007-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