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슨 모임이다 동창회다 해서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니 술자리가 길어지고 다음날 숙취로 고생하기 쉬운데요. 숙취의 원인이 무엇입니까 ?  
 
A: 술을 마시면 소화기관에서 흡수된 알코올이 혈액을 통해서 간으로 가고, 다시 대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들어가 온몸으로 퍼지게 됩니다. 알코올은 간에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물질로 바뀌는데요, 이 물질이 독성을 가지고 있어서 구역, 구토, 두통 등을 일으키게 됩니다. 

 2) 공복에 술을 마시면 숙취가 심한데,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 
  
A: 알코올은 위장에서는 5% 밖에 흡수되지 않고 나머지 95%는 소장에서 흡수됩니다. 소장의 내벽에는 융털 돌기가 있어 표면적이 위보다 크므로 알코올 흡수량이 많고 흡수 속도가 빠릅니다. 공복에 술을 마시면 위장이 비어있어 알코올이 소장으로 이동하는 속도가 빨라지게 되므로, 혈중알콜이 높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술을 마시기 전에는 식사를 충분히 해서 위장이 비어있지 않도록 하고, 위에 체류하는 시간이 긴 음식을 안주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3) 그렇다면 어떤 안주들이 숙취에 도움이 될까요 ?
 
A: 흔히들 ‘소주에는 삼겹살, 맥주에는 치킨’이라고 술과 음식의 궁합을 얘기하시는데요. 제 생각에는 술을 마셨을 때 몸이 요구하는 음식 같습니다. 소화가 되는 시간은 음식에 따라 다릅니다. 위에 가장 오래 머무르는 식품은 기름으로, 버터같은 경우 12시간이 걸립니다. 위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길수록 소장에서 흡수량이 떨어지게 되고, 따라서 기름진 안주를 섭취하는 것이 숙취 예방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름진 안주는 칼로리 과다로 인한 비만 등의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다음은 과일안주입니다. 알코올은 포도당의 합성을 방해합니다. 혈당수치가 떨어지면 포도당만을 에너지로 소비하는 뇌가 1차적으로 타격을 받아서 두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초래되는데요. 과일에 포함되어 있는 과당이 체내에서 분해되어 부족한 포도당을 보충해서 숙취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4) 술은 열이 많다고 해서 차게해서 마시면 숙취해소에도 좋고 맛도 좋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추운 겨울에도 찬맥주를 드시거나 하시는 분들을 봤습니다. 차게 먹어야 좋은 건가요?
 
A: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술은 차게 먹지 않는것이 좋습니다. 적어도 냉장이 많이 안 된 술을 드시는 것이 좋은데요. 겨울에도 맥주는 아주 차게 해서 마시는 분들이 많은데 소화기관이 건강하니 버티지, 몇 년이 지나고 나면 장에는 결국 무리를 주게 되므로 장이 나빠지게 됩니다. 적어도 냉장고 보다는 실온에서 유지시킨 술을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술을 너무 차게 마시지 않는 것은 술마신 다음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술은 몸에 체액저류를 일으키고 이로 인해 갈증을 느끼게 됩니다. 갈증이 난다고 찬물을 함부로 마시는 것은 잘못인데요. 튼튼한 사람은 탈이 없으나 허약한 사람은 평소에도 아침 식전에 생수를 마시면 배가 아픈데 술까지 마신 뒤라 내장이 지쳐 기능이 떨어져 있으므로 보온을 해야 합니다. 따뜻한 물을 드시거나 계피와 생강을 넣은 수정과류의 따뜻한 차를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5) 숙취의 한방적 치료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숙취해소에 기본원칙은 발한(땀내는것)과 이변(변을원활히하는것)입니다. 땀을 내는 방법은 사우나가 아닌 자연스러운 발한을 권유합니다. 약으로 말하자면 파나 소엽 같은 피부발산제가 아니라 칡, 생강, 계피처럼 내장에서부터 피부까지 전신의 조직을 두루 헤쳐서 주독과 염증을 풀어주는 약이 적격인데요. 생강과 계피로 만든 수정과나 칡즙등은 따뜻하게 해서 마셔서 전신조직의 자연스러운 발한을 돕는것을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6) 숙취해소를 위해서는 술마신 다음날 아침식사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어떤 것들이 숙취해소에 도움이 될까요?
 
A: 숙취해소엔 북어와 콩나물 같은 것들이 좋겟네요. 물고기는 육류보다 성질이 담백하고 서늘해서 술로 인한 열과 염증을 시원하게 합니다. 콩나물은 아스파라긴산과 비타민C가 많이 들어 본래 해독을 잘 하는 음식이고요. 콩나물 뿌리는 떼지 말고 드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 한방칼럼은 동흥한의원의 신지섭 원장님이 연재합니다. 동흥한의원 054-859-2521